미국 대륙 횡단 종단 (10) 시애틀, 올림픽국립공원


▢ 국경을 넘어 시애틀(Seattle)로

  4일 만에 다시 국경을 넘었다. 밴쿠버와 시애틀을 잇는 관문이라 출입국을 위한 차들이 넘쳤다.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절차는 간단했다. 비자 만기일 때문인지 미국 체류와 출국 계획을 캐물었다. 나이아가라나 글레이셔에서 국경을 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항공기 메이커인 보잉(Boeing)사가 인구 50여만의 시애틀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 후 인구가 급속히 늘어 65만(광역시로는 200만)을 넘었고 경제도 IT, 스타벅스 등을 중심으로 발 빠른 성장을 했다. 1962년 세계산업박람회 때 지어진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우주바늘)타워가 가장 큰 볼거리였다. 추신수 선수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였으니 매리너스팀의 세이프코(Safeco)돔 구장은 그저 지붕있는 특이한 야구장일 따름이었다.


▢ 스페이스 니들과 콜럼버스 센터(Columbia Center)

  시애틀의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보이는 스페이스 니들은 명물이지만 서울타워에 비해서 높이도 한참 낮고 주위 경관도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과학관과 갤러리, 위락시설 등이 잘 되어 있어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내기에는 그만이었다. 우리도 남산공원에 놀러온 것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미국 서부에서 가장 높았던 콜럼버스센터를 중심으로 한 시애틀 도심은 정감이 가는 분위기였다. 그리 번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산하지도 않아 살기에 딱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해 연말 톰 행크스(Tom Hanks)와 멕 라이언(Meg Ryan)이 주연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이 공전의 히트를 쳤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 올림픽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올림픽반도(Olmpic Peninsula)에 위치한 올림픽국립공원은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들러야 하는 곳이었는데 무리한 일정에 쫓겨 늦은 시간에 도착해 낭패를 봤다. 총면적인 370평방km로 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4시간은 걸릴 거리였다.





  우리나라의 영동처럼 비구름이 큰 산에 걸려 엄청나게 많은 비와 눈이 퍼붓는 이 곳은 위도가 47도나 되는데도 아마존과 같은 우림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스타워즈(Star Wars : Return of Jedi), 트와일라잇(The Goonies and Twilight)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엄청난 숲과 온천, 크리센트를 비롯한 맑고 큰 호수와 태평양 바다, 그리고 기이한 형태의 해변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그런데 숙소를 잡지 못해 곰이 나올까 걱정하면서 숲 속 주차장에서 노숙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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