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륙 횡단 종단 (3) 미시간호, 시카고
▢ 미시간호을 만나다
피츠버그에서 30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달렸다. 70번이나 90번 고속도로를 타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지만 여행의 묘미가 없어 국도를 고집했다. 여행 3일째 오하이오주에 진입했으나 클리블랜드시와 오대호인 이리호, 신시내티를 들릴 시간이 없어 못내 아쉬웠다.
<오하이오주 청사 앞에서>
오하이오주의 수도인 콜럼버스시는 13년 후 연말 가족과 함께 중남부 여행때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데이튼시는 라이트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해 항공산업 중심도시로 발전했다. 데이튼시에서 명성이 높았던 최용완(Bryan Choi) 건축가 겸 수필가를 지난 2001년 한국의 기업인들과 함께 방문해 만나 뵙던 기억이 새롭다.
<멀리 레베크타워와 콜럼버스 시청이 보인다>
곧장 인디애나주로 진입해 국립사구호반(Indiana Dunes National Lakeshore)으로 직행했다. 바다 같은 미시간호의 파도가 만들어낸 모래 언덕과 호반은 천혜의 선물이었다. 미시간시티의 롱비치와 그랜드비치에서는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사구로 이어지는 긴 숲 터널은 최고의 드라이버 코스였다. 하지만 인근 원자력 발전소와 공장의 오폐수로 자연이 훼손된 모습은 고발의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 시카고 입성
미시간 호수길을 따라 일리노이주로 진입하자 시카고 메트로폴리탄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 때 세계 최고의 빌딩이었던 시어스타워를 중심으로 시카고의 빌딩 숲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미시간호에 떠 있는 하얀 요트들이 대륙을 내달려온 이방인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장미정원(Rose Garden)과 버킹엄분수(Buckingham Fountain)는 방문객에게 안식을 주었다. 미시간호와 요트가 어우러지는 공원의 모습은 시카고 시민들의 자랑거리다. 마천루 사이로 맑게 흐르는 시카고강과 그 위로 싱그럽게 달리는 요트는 시카고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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