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횡단 종단 (6) 옐로우스톤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

  긴 여정으로 지친 우리 가족에게 코디(Cody)의 통나무 방갈로는 모처럼 만의 편안한 휴식처였다. 군데군데 지어진 인디언 주거지인 티피(Tepee)가 붉은 산과 건조지역의 야생 식물과 조화를 이뤄 미국 특유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옐로우스톤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맑고 넓은 옐로우스톤호(yellowstone Lake)를 끼고 천천히 달리다 처음 도착한 명소는 '웨스트썸 간헐천 분지(West Thumb Geyser Basin)'였다. 엄지손가락처럼 생긴 지형에 수 많은 화산 분기공과 끓어오르는 진흙 샘과 크고 작은 뜨거운 샘이 짙은 김을 내면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트레일을 따라 가면서 다양한 형태의 간헐천을 감상하다보면 다른 세계로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맑고 뜨거운 샘물이 잔잔히 고인 커다란 분화구도 적지 않아 노천 온천을 즐기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가운 호수 안에 형성된 분기공에서 뜨거운 온천물이 뽀글뽀글 솟아 오르는 광경은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872년 그랜트 대통령이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옐로스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온천장으로 개발되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옐로스톤을 와보지 않은 사람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 '올드페이스풀(Old Faithful Geyser)'이었다. 땅 속 5km 아래 용암에서 가열된 물과 수증기가 평균 65분 간격으로 60m까지 치솟아 오르는 광경은 압권이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시간 맞춰 틀림없이 분출하니 신뢰할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으리라.



  각양각색의 관광객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뜨거운 용암 지역에서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멜팅 팟(melting Pot, 인종의 용광로)분위기를 연출했다.


  올드페이스풀 바로 위에 위치한 '어퍼간헐천분지(Upper Geyser Basin)'에는 세계의 간헐천의 25%가 집중되어 있었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고 색상과 모양, 크게 등이 다양해 간헐천 박물관이라 해도 좋을 뻔했다.


  어퍼간헐천분지에 여러 간헐천이 있지만 그 가운데 으뜸은 '그랜드(Grand Geyser)'라고 공원관리소는 추천했다. 올드페이스풀의 분출시기에 맞추다보면 어퍼간헐천을 건너 뛰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차를 타고 가다가 로어간헐천(Lower geyser)을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자꾸 보다 보면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옐로우스톤의 북쪽에 위치한 '매머드테라스(mammoth Hot Spring Terraces)'가 외관상으로는 가장 볼 만 하다. 멸종한 옛 코끼리인 맘모스처럼 거대하기도 하다. 용암수에 함유된 칼슘과 중탄산염이 억겁의 세월 동안 쌓이고 쌓여 계단 모양을 비롯해 각양각생의 형상을 빚어냈다. 우리나라에 많은 종유석처럼.



  끊임없이 솟아 오르는 온천수로 새로운 지형과 형상이 계속해서 생겨나니 몇년후 몇십년 후에는 지금과 달라진 매머더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무암이 분출되는 용암과 함께 치솟은 괴석, 언딘(물의 요정)폭포와 타워폭포는 화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지형이었다. 우리나라도 기이한 용암괴석과 폭포도 많다 보니 그리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지리학자라면 큰 연구 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옐로우스톤에 왔으니 노란 돌을 봐야 했다. 바로 '그랜드캐년(Grand Canyon)'이다. 애리조나에 있는 그랜드캐년에 비해서는 규모가 턱없이 작지만 이름은 같았다. 옐로우스톤강이 상단과 하단 2개의 폭포를 이루면서 상아 빛의 절벽과 어우러진 웅장한 모습이었다. 상단 폭포는 보이지 않고 하단 폭포만 보이는 것이 아쉽지만,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단 폭포의 거센 물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최대 국립공원인 옐로우스톤은 면적이 약 9천 평방km로 로드 아일랜드와 델라웨어주를 합친 것보다 넓고 우리나라의 10%에 달하다 보니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주마간산 식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타워폭포,루이스폭포 등 많은 폭포를 스치듯 바라보았고 버팔로와 사슴, 여우 등 동물들도 인간을 무시하듯 느릿느릿 지나다녔다. 해는 저물고 갑자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지니 나그네가 발길은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예약을 해놓은 숙소가 없으니 어디서 머리를 누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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